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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여행정보/맛집

[청온채] 푸르고 따뜻한 한옥 식탁, 경주 청온채에서 보낸 정갈한 한 끼

by 양이의 한입산책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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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유독 ‘걷는 맛’이 있는 도시예요.
황리단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카페와 전통 한옥이 뒤섞인 풍경 사이로
문득 고소한 밥 냄새, 따끈한 국물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죠.

그날도 그렇게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한옥 사이로 ‘청온채’라는 단정한 간판이 보였어요.
이름부터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나요?
‘푸르고 따뜻한 집’이라는 뜻.
지친 몸을 내려놓기 딱 좋은 이름이었어요.

“그래, 여행지에서 한 끼쯤은 제대로 된 따뜻한 집밥이 필요하지.”
그 생각 하나로 문을 열었고,
그 순간부터 이번 경주 여행에서 가장 ‘위로 받은 식사’를 하게 됐어요.


🏡 매장 분위기 & 특징

청온채의 외관은 전통 한옥 구조 그대로지만,
너무 고풍스럽지도, 너무 힙하지도 않은 ‘정갈한 밸런스’가 돋보여요.
기와지붕과 나무 대문,
그리고 입구 옆에 가지런히 놓인 작은 화분들.
어떤 화려함 없이도 딱 보기 좋은, 믿음직한 한식집의 얼굴이에요.

안으로 들어서면 마루 구조를 살린 내부
곳곳에 보이는 모던한 가구와 따뜻한 조명,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작은 정원과 연못
한옥의 정취와 도시적인 감각을 자연스럽게 섞어놨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공간 구성이었어요.
복잡하지 않고 테이블 간 간격도 여유로워서
가족끼리, 친구끼리, 혹은 혼자 와서도 부담 없는 분위기.

그리고 정말 인상 깊었던 디테일
아기의자, 일회용 앞치마, 테이블마다 조용히 꽂혀 있는 손소독제까지.
‘한식집’ 하면 떠오르는 옛스러운 틀이 아니라,
현대적인 센스와 배려가 곳곳에 녹아 있는 공간이었어요.

경주의 전통미와 현대의 실용미,
그리고 따뜻한 식사 한 끼가 모두 어우러지는 이 공간.
바로 청온채였어요. 🏡🍚


🍽 메뉴 소개

● 항정마늘 수육 🧄🥩

이 메뉴는 등장부터 달랐어요.
커다란 흑접시에 가지런히 놓인 항정살 수육,
그 위에 노릇노릇 구워진 마늘칩이 소복히 올라가 있는 비주얼
딱 봐도 고기 마니아의 마음을 저격하고

항정살은 얇지만 적당히 기름이 살아 있고, 결이 부드럽게 찢어지더라구요.
입에 넣는 순간 고기의 담백함과 고소함이 퍼지고,
마늘칩이 톡 하고 씹히며 맛에 고소한 깊이와 향긋한 포인트를 더해줘요.

무엇보다 잡내가 없고, 소금이나 쌈 없이도 충분히 맛있다는 점이 인상적.
같이 나오는 소스도 과하지 않아,
고기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 풍미만 살짝 올려줘요.

진짜 고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거 하나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 가능!


● 순두부찌개 🍲

한식에서 ‘찌개’는 항상 마음의 중심이에요.
청온채의 순두부찌개는 그 기대를 가볍게 넘겨버리는 깊은 맛이 있어요.

뚝배기에 팔팔 끓여 나오는 찌개는
먼저 국물 색이 맑고 진한 붉은빛을 띄고 있어요.
처음 한 숟갈 떠먹으면,
맵지 않고 깊고 고소한 육수 맛이 먼저 느껴지고,
그 뒤로 천천히 순두부의 부드러움과 담백함이 입 안을 감싸요.

국물 안엔 통통한 순두부가 아낌없이 들어 있고,
은근한 간에 칼칼한 여운이 돌아서 밥과도 환상의 궁합이에요.
맵기보다 깊은 맛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정말 추천할 메뉴!

“한입 먹고 나면, 그냥 조용히 국물 계속 떠먹게 되는 맛.”
딱 그 느낌이에요.


● 새우치즈감자전 🧀🦐🥔

이 메뉴는 청온채의 센스가 돋보이는 메뉴 중 하나예요.
‘감자전인데 새우? 치즈?’ 싶지만,
막상 나오면 비주얼부터 완성도 만렙이에요.

겉은 바삭하게 구워진 감자전 위에
탱글탱글한 새우와 늘어지는 치즈가 넉넉하게 얹혀 있어요.
한입 베어 물면, 감자의 고소한 맛과 바삭한 식감 사이로
치즈의 쫀득함과 새우의 단단한 식감이 조화롭게 느껴져요.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술안주로도, 사이드 디시로도, 아이들과 나눠 먹기에도 딱 좋은 메뉴예요.
심지어 다 먹고 나면 그 바삭한 테두리까지도 다 먹고 싶어져요.


🌟 총평

청온채는 단순한 ‘한 끼’가 아닌,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과 조화를 담아낸 한옥 한식 맛집이에요.

✔️ 항정마늘 수육은 고기의 풍미를 살리면서도 과하지 않은 정제된 맛

✔️ 순두부찌개는 밥과 함께할 때 가장 따뜻한 위로를 주는 국물

✔️ 새우치즈감자전은 담백함 속의 재미, 식감과 조화의 디테일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정직한 한식 스타일이에요.
무엇보다 음식 하나하나가 ‘정성 들였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정갈함이 인상적이었어요.

경주라는 도시의 분위기처럼,
청온채의 한 끼는 조용하고 따뜻했어요.
떠들썩한 맛집이 아닌, ‘기억에 남는 식사’를 하고 싶을 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


📍 기본 정보

  • 가게 이름: 청온채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1079번길 8-5 (황리단길 인근)
  • 영업 시간:
    • 월~목: 11:00 ~ 20:30 (브레이크 타임 15:30 ~ 17:00)
    • 금~일: 11:00 ~ 21:00 (브레이크 타임 동일)
  • 휴무일: 연중무휴
  •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 편의사항: 아기의자, 일회용 앞치마, 포장 가능, 조용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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